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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O O K

<바람이 분다, 가라> 한강 작가 낭독회




4월 1일 거짓말같은 낭독회에 다녀왔다. 그동안 꽤 많은 작가와의 대화를 다녀봤지만 (부끄럽구만) 이번 낭독회에 대한 기대는 남달랐다. 일테면 한강 작가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동경은 김연수 작가에 대한 동경과는 좀 다른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번 낭독회는 그런 나의 기대를 200% 채워줬다. 한강 작가의 목소리는 세상에서 내가 들어본 가장 슬프고, 여운이 긴 목소리였다. 그것은 소설 그 자체였다. 그래서 귀로만 들어도 서인주와 이정희가 눈 앞에 그려졌고, 그래서 자꾸만 눈물이 났다.

낭독회가 끝나고 카페를 나와서 합정까지 걸어갔다. 3월인데도 봄이 오지 않았다. 저녁 바람은 차가웠고 합정까지 걷는 동안 골목에는 사람들이 없었다. 나는 자꾸 소설 속의 문장을 곱씹었다. 그리고 내가 쓰고 싶은 것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생각했다. 자꾸만 깊게 심호흡을 하게 되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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